연등과 야구장
부처님 오신날 오전에 절에 다녀오시겠다는 어머니를 따라 충북 청원군 현도면 하석리 산중턱에 위치한 현암사를 다녀왔다. 백만년전에 갔다 기억이 있어서 찾아보니 2005년에 한번 갔었던 기록이 사진으로 약간 남아있다. 흙길을 올라 올라 갔었는데 시멘트 계단도 만들어놓고 식량운반용인듯한 케이블과 모노레일까지 놓여있었다. 세상은 변하지만 나만은 변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달까...
새로산 SONY-N3의 성능 테스트겸 해서 여기 저기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찰 전경과 사람이 없는 사진은 부득이 다른곳에서 가져오는 걸로....)
레이디 가카도 시주를 하셨는가 봅니다. 대웅전에 가장 크게 연등이 메달려 있습니다. 어머니의 전언으로는 이명박 때에는 절대 걸리지 않았었던 대통령 연등이라고 합니다.
역광 촬영도 나름 마음에 드는 품질로 나와주더군요...
대청호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연등을 메달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연등은 선착순으로 메달도록 해놨기 때문에 일찍가야 마음에 드는 자리에 집안과 자식, 부모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연등을 메달 수 있습니다.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가만히 있어서 사진을 찍으려고 디카를 들어올리면 바람이 붑니다. 젠장...
이곳도 무수히 많은 연등들이 주렁 주렁~
불교를 믿는 개님들도 만나고... 사진만 찍으려고만 하면 움직여서 아주 애를 먹었습니다...
절밥을 먹고 있는데 후식이라며 들고 다니는 과일 쟁반입니다. 쟁반위에 올려져있는 과일이 바나나, 오렌지, 수박, 방울토마토 였습니다. 사찰에서 내는 과일 후식도 외산 과일이 반을 점령했군요...
부처님 오신날 오후에는 친구가 한화-두산전 프로야구 경기 무료 티켓이 있다고 하여 천만년만에 한밭야구장에 갔습니다. 공사를 했다고 하던데 했는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크기를 대조할 수 있는 예전 기억속의 한밭야구장의 크기가 영 떠오르질 않아서 말이죠... 어쨌든, 등받이도 없어 앞사람의 등짝을 발로 툭툭차고, 담배마저 금연이 아니던 시절에 가본 뒤로 처음 가보는 야구장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묘하게 흥분됐었습니다.(우산, 양산, 건물, 선크림 등등의 햇빛 차단없이 2시간 정도 따사로운 햇살아래서 일광욕을 즐겨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날 보니 노출됐었던 팔, 목덜미가 붉게 변해있었습니다)
경기 시작전 내야와 외야를 구분하는 지역에 물을 뿌리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경기 시작 시간이 오후 5시였는데 유독 대전구장만 오후 2시에 경기를 시작하더군요...
전체 조망샷입니다. 커보이나요?
3루 외야 선상 부근에서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습니다.
1루 외야 선상부근에서는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습니다.
3루 덕아웃 위의 원정팀 응원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의외로 두산을 응원하는 팬들이 많음은 물론 그들의 응원와 함성으로 인해 마치 홈구장을 온것이 아니라 원정구장을 방문한 것 같은 착각까지 했습니다. 원정구장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일사분란하고 선수개개인의 구호등도 외치신 분들입니다. 그렇지만 8회 시작되는 한화만의 고유 응원문화인 육성응원을 그대로 따라하며 응원을 방해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응원문화는 아닌듯도 합니다.
경기는 전혀 기대치도 않게 한화가 두산을 5:4로 이겼습니다. 1회부터 3점을 내줘서 무료티켓이라 다행이다라고 내심으로 안심했었는데 의외로 쉽게 역전을 하고 어렵게 1점을 지켜 승리를 했습니다. 이날 승리로 한화팬분들의 몸속 사리가 하나쯤 빠져나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다음날인 18일 경기는 무려 14:2로 이겼지만 19일 경기는 15:8로 경기를 내줬습니다).
두산의 응원단은 승패에 상관없이 경기를 즐겼던듯 합니다. 밖에 나와서도 뒷풀이 여흥을 즐기고 있습니다.
유니폼도 사서 입었습니다. 원정유니폼이 그날을 더 이뻐보여서 오렌지색 원정유니폼을 구입했습니다. 백넘버는 6년동안 최약체 한화에서 온갖 고생을 다한 류현진의 백넘버를 넣었습니다. 백넘버를 새겨넣으면서 보니 의외로 한화를 떠난 류현진임에도 불구하고 백넘버 상품 자체 판매율이 정말 높았습니다.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의 버스안입니다. 311번 버스였는데... 사람이 별로 없다보니 엄청난 속도로 운전을 해서 혹시 정거장을 지나쳐 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들 정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