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7. 22:09ㆍ탁구
이 기사에 사용된 그림과 사진들은 "탁구왕국 2002년 9월호"와
"버터플라이 탁구리포트 2002년 8월호"에 게재된 것을 편집한 것입니다.
타 인터넷 사이트에서 인용하실 경우는 그림의 원래 출처와 이 글의 출처(고슴도치 탁구클럽 http://cafe.daum.net/hhtabletennis
)를 반드시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서비스 규정의 이해
(1) 그림으로 본 서비스 규정
2002년 9월 1일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서비스 규정은 "리시버가 임팩트를 확실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림을 통하여 이 규정을 확실하게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 서비스 규정에 대한 오해로서 "포핸드 서비스는 금지되었다"라고 잘못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서비스 규정은 "토스로부터 임팩트까지 양쪽 서포트와 공의 임팩트 지점을 연결한 삼각형 안에 몸이나 의복의 일부가 들어가서는 안된다"라는 것입니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 1. 서비스 트라이앵글(그림출처:탁구왕국 2002.9월호)>
이 규정의 요점은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버터플라이 탁구리포트 2002년 7월호 참조)
- 첫째, 서비스의 모든 과정에서 리시버가 공을 확실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 둘째, 어떤 순간에도 서버가 공을 가리거나 속임수를 쓰는 것이 불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 셋째, 리시버의 시계가 차단당하지 않고 서비스 동작과 공을 끝까지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리시버 측에서 본 그림은 다음과 같이 됩니다.
<그림 2. 리시버는 임팩트를 확실하게 볼 수 있다(그림출처:탁구왕국 2002.9월호)>
리시버와 서비스 임팩트의 사이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으므로 리시버는 어떤 임팩트가 어느 순간에 가해졌는지를 완벽하게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서비스에서의 "속임수"를 통하여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어가려는 시도는 앞으로는 불가능하게 됩니다. 얄팍한 속임수보다는 서비스 자체의 위력이 앞으로의 서비스에서 중요한 사항이 될 것입니다.
그림에서는 양쪽에 심판(주심과 부심)이 있어서 서버가 "서비스를 숨기려는 의도가 있었는가"를 판정하게 됩니다. 이렇게 심판이 두 명이 있을 경우는 서비스를 가리거나 속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한쪽의 심판이 판정하면 곧바로 서비스 미스가 되어 리시버의 득점이 됩니다. 그러나, 만약 한 명의 심판만 있는 경우는 서비스를 숨기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가 명백하지 않을 경우는 1차로 경고를 주고 두번째 이후 비슷한 동작이 다시 이루어질 경우는 곧바로 리시버의 득점을 선언하게 됩니다.
(2) 서비스 규정은 강화되기만 하였는가?
서비스 규정이 단지 강화되기만 했다고 생각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단지 강화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삭제된 조항이 한 가지 있습니다. 과거에는 서비스를 하는 동안 "공과 라켓" 모두가 플레잉 서피스, 즉 탁구대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야만 한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즉, 라켓이 탁구대 밑으로 내려가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서비스 규정에서는 단지 "공"만이 플레잉 서피스 위에 있으면 됩니다. 즉, 라켓을 탁구대 아래로 내려서 갑자기 라켓을 돌려 잡아 반대 면으로 타구한다든지 하는 것은 한동안 금지되어 왔으나 앞으로는 다시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공은 토스에서부터 임팩트까지 항상 엔드라인 뒤쪽에 있어야 한다"라는 조항은 변함이 없습니다. 많은 동호인 고수 분들이 모르고 그러는지 고의로 그러는지 알 수 없지만 수시로 범하고 있는 "엔드라인 미스"는 앞으로도 여전히 "반칙 서비스"에 들어가게 됩니다.
(3) 새로운 규정 아래에서의 서비스 요령
대부분의 경우, 서버는 몸이나 팔을 사용하여 임팩트를 숨기고 가려진 상태에서 손목을 사용하여 회전의 변화를 가합니다. 이것은 많은 동호인들도 그렇게 해 온 것일 것입니다. 주로 포핸드 서비스에서 그렇습니다. 이것 때문에 앞으로 포핸드 서비스가 어려워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한데 사실상 약간만 변형을 가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포핸드 서비스를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요령은 "토스 후에 프리핸드를 바깥쪽으로 빼 주는 것"입니다. 공을 위로 띄워 올린 후에 공이 올라가는 동안 팔을 의식적으로 빼 주기만 하면 대부분의 경우 OK입니다. 그동안 규칙에 맞는, 즉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해 오신 분들이라면 이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저 팔을 빼고 가슴을 열어서 보여 주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공을 제대로 띄우지 않고 손바닥에서 굴리거나 "뒤로" 던져 오신 분들은 이것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고수들 중에 흔히 보이는 유형입니다만 팔을 올리면서 손등을 리시버 쪽으로 향하는 동시에 공을 아래로 굴리거나 약간 비스듬하게 뒤로 던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자기는 "선수들 폼을 흉내낸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실상은 손등 모양만 흉내내고 "그 전에 공을 던져올려야 한다"라는 것은 무시하고 있는 "대단히 불건전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공을 완전히 던져올리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팔을 빼 주기가 힘들 것입니다. 서비스 연습을 처음부터 다시 하셔야 할 것입니다.
"일단 던지고 팔을 힘껏 밖으로 빼 준다는 것"을 머리 속에 두시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서비스가 약하면서도 어설프게 임팩트를 가리기만 하던 분들이라면 오히려 기본자세로의 복귀가 빨라져서 플레이하는 데에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4) 크레앙가와 챵펑롱의 서비스 (그림출처:버터플라이 탁구리포트 2002.8월호)
* 모든 사진은 고슴도치에 의하여 재편집되었습니다.
버터플라이 탁구리포트 8월호에는 여러 선수들의 서비스 연속 사진을 통하여 앞으로의 서비스 대책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 중에서 그리이스의 크레앙가(Kanilikos KREANGA) 선수와 대만의 챵펑록(CHIANG Peng Lung) 선수의 서비스 폼 사진만 뽑아서 사진을 일부 편집해 보았습니다.
그림 3과 4는 크레앙가 선수의 새로운 규정 하에서의 서비스 모습을 담은 연속사진입니다.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부분을 원형으로 강조해 보았습니다. 사진 3, 4, 5, 6에서의 팔 위치를 확인해 보십시오. 일단 처음 토스할 때는 아직 팔이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만 이것은 일단 어쩔 수 없는 것이므로 눈감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순간 탁구대 바깥으로 프리핸드를 확실하게 빼 주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사진 5,6을 보면 어떻게 어느 순간에 임팩트가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리시버를 속이지 않는 것"이 새로운 규정의 참된 의미입니다.
<그림 3. 크레앙가의 하이토스 횡하회전 서비스>
<그림 4. 크레앙가의 미들토스 횡회전 서비스>
그렇다면 이 크레앙가 선수는 과거에는 어떻게 서비스를 하고 있었을까요? 그림5가 그것입니다.
그림 5의 사진 3,4를 보시면 프리핸드와 몸을 사용하여 교묘하게 임팩트를 숨기고 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 규정하에서는 이것은 물론 허용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의 그림 3과 그림 4를 보면 그림 5에 비하여 몸을 더 열어서 가슴을 좀더 리시버 쪽으로 향한 상태에서 임팩트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림 5. 서비스 규칙 개정 전의 크레앙가의 서비스>
셰이크핸드 선수인 크레앙가 선수의 서비스를 보여 드렸는데 이번에는 펜홀더 선수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림 6과 7은 일본식 펜홀더를 사용하는 대만의 챵펑롱 선수의 서비스 폼입니다. 두 연속사진 중에서 사진 5와 사진 6을 보시면 공을 던져올린 후에 팔을 바깥쪽으로 완전히 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만 보아서는 임팩트 순간을 잘 알 수 없으나 이것이 리시버에게 모든 것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그림 6은 하회전(약간의 역횡회전이 들어간 듯한데 분명치는 않습니다), 그림 7은 일반적인 횡회전 서비스입니다만 리시버는 당연히 이것이 어떤 서비스인지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그림 6. 챵펑롱의 하회전 서비스>
<그림 7. 챵펑롱의 횡회전 서비스>
그림 8은 과거의 챵펑롱 선수의 서비스입니다. 챵펑롱 선수는 프리핸드를 주로 균형을 잡기 위해 사용하며 그다지 임팩트를 가리고자 하는 의도는 갖고 있지 않습니다. 연속사진 3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프리핸드의 위치가 높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도 리시버에게 임팩트가 가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라도 앞에서 설명한 삼각형 안에 프리핸드가 들어가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새로운 규칙 하에서는 반칙이 되며 따라서 리시버의 득점이 됩니다. 새로운 규칙 아래에서는 좀더 팔을 바깥쪽으로 확실히 빼 줄 수 있도록 연습해야겠습니다.
<그림 8. 서비스 규칙 개정 전의 챵펑롱의 서비스>
(5) 두가지 의문 사항
새로운 서비스 규정에 대하여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것 중 두 가지를 뽑아 보았습니다. 착각하기 쉬운 부분이므로 분명히 해 두고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 백핸드 서비스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백핸드 서비스의 경우도 프리핸드를 완전히 빼 주어야 하며 공을 좀더 몸 앞에 놓고 확실하게 던져올리지 않으면 미스가 될 수 있습니다. 임팩트 위치와 프리핸드의 위치를 항상 생각해야 하며 공을 리시버에게 완벽하게 보여 주는 것을 언제나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동호인의 경우 포핸드 서비스보다 백핸드 서비스에서 엉터리가 더 많습니다. 오픈서비스를 한다고 다가 아닙니다. 공을 분명히 위로 던지지 않는 "순 엉터리 서비스"가 동호인 탁구계에 만연해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는 대회에서 반드시 폴트를 선언당하고 리시버에게 1점이 주어져야만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대회는 탁구 대회가 아니라 그냥 "탁구와 비슷한 공놀이 대회"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 반드시 팔을 밖으로 빼 주어야만 하는가?
이것 역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서비스 규정은 어디까지나 "플레잉 서피스 위쪽" 즉 탁구대 위에만 해당됩니다. 그러므로, 던져올린 후에 팔을 밖으로 빼는 것이 아니라 탁구대 밑으로 내리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신속하게 프리핸드를 탁구대 밑으로 내려서 리시버가 공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동작이 규정을 피해 가기 위하여 교묘하게 속이기 위한 동작이어서는 안 되며 리시버와 공 사이가 조금도 차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심판이 확실하게 알 수 있도록 해 주어야겠습니다.
(6) 맺으며
새로운 서비스 규정은 국제 시합에서는 이제 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당장 9월에 열리는 코리아 오픈에서도 이 규정이 적용될 것입니다.
물론 동호인 탁구에서 새로운 서비스 규정이 적용되려면 꽤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11점제가 시행된 지 1년이 다 되었지만 아직도 21점제를 고집하는 곳이 많은 것과 같은 특이한 한국적인 현실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새로운 서비스 규정은 적용하기는 오히려 더 쉬운 점도 있습니다. 경기 방식이 다른 것도 아니고 그저 신사적으로 임팩트를 보여 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동안 서비스 기술을 하나의 기득권처럼 여겨 오던 일부 동호인들은 새로운 규정을 반기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물론, 진정한 고수들은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분명히 탁구 규칙은 바뀐 것이며 언젠가는 따라가야 할 현실입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반대하지 말고 새로운 규칙을 바탕으로 자신의 탁구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를 삼아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규칙은 탁구의 스포츠다운 모습을 다시 찾아 줄 것입니다. 속임수의 요소가 제거된 탁구는 테니스와 마찬가지로 고급스럽고 품위 있는 스포츠로 받아들여질 자격이 충분히 있습니다. 탁구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 동호인들이 스스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서비스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자신이 예전에 해 오던 방법을 고집하여 반칙을 계속하는 것은 탁구라는 스포츠를 모독하는 파렴치한 행위이며 동호인 탁구계를 야바위판으로 만드는 치졸한 행위입니다. 아울러 이러한 행위가 용납되는 대회는 결코 "탁구 대회"라고 부를 수 없을 것입니다. 탁구 대회라는 이름 대신 "탁구를 빙자한 엉터리 공놀이 대회" 또는 "개판"이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